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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TV칼럼] 작은 일의 날에 심겨진 겨자씨 한 알

김의선 목사 기자
작성일 2026-06-17 07:10

본문

세상은 거대한 담론으로 가득합니다. 강대국 지도자의 말 한마디에 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첨단 기술의 발전이 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 소란스러운 세상의 소식들 속에서, 경기도의 한 지역 교회들이 이주민 선교를 위해 연합했다는 소식이나, 스페인의 성도들이 나라를 위해 조용히 기도회를 열었다는 소식은 어쩌면 작고 초라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고된 일상 속에서 드리는 나의 작은 기도,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자리에서 행하는 작은 섬김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회의감이 들 때가 있습니다. 거대한 악의 물결 앞에서 나의 믿음은 한낱 모래알처럼 무력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나치 치하 네덜란드에서 시계 수리공으로 살아가던 코리 텐 붐 여사의 이야기는 이런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그녀와 그녀의 가족은 유대인을 돕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면서도, 자신들의 작은 집에 ‘숨기는 곳’을 만들었습니다. 그것은 세상을 뒤집을 만한 거대한 계획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눈앞의 고통받는 이웃을 향한 작은 순종의 발걸음이었습니다. 그 작은 순종은 수많은 생명을 구했고, 훗날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에게 참된 믿음이 무엇인지 증언하는 강력한 메시지가 되었습니다. 코리 텐 붐 가족은 세상의 역사를 바꾸려 한 것이 아니라, 단지 그들 앞에 놓인 ‘작은 일’에 충성했을 뿐입니다.

오늘 우리가 마주한 소식들이 바로 이 시대의 ‘숨기는 곳’과 같습니다. 경기동부 지역에 세워진 이주민 선교 플랫폼은 상처받고 소외된 영혼들을 품는 거룩한 피난처가 될 것입니다. 스페인 광장에 울려 퍼진 기도는 하나님의 보좌를 움직이고 그 땅을 치유하는 능력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세상을 한 번에 바꾸라고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다만 오늘 우리에게 맡겨진 작은 일에 충성하기를 원하십니다.

스가랴 선지자는 성전 재건이 더디다고 낙심하는 백성들을 향해 이렇게 외쳤습니다. “작은 일의 날이라고 멸시하는 자가 누구냐” (스가랴 4:10a). 주님은 우리의 작은 순종과 기도를 결코 멸시하지 않으십니다. 오늘 당신이 드리는 눈물의 기도 한 방울, 지친 이웃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 한마디가 바로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심는 겨자씨 한 알임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그 작은 씨앗 안에 온 세상을 덮고도 남을 생명의 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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