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TV칼럼] 예배는 집합이 아니라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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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래 목사 무죄 판결이 던지는 신앙과 헌법의 메시지
양봉식 길과생명연구소 소장
2020년 가을, 대한민국은 방역이라는 이름 아래 모든 삶의 영역에 일시정지를 명령받았다. 교회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국가의 지침은 ‘비대면 예배’를 종용했고, 많은 교회는 조용히 문을 닫았다. 그러나 몇몇 목회자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 지금 법정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방법원은 지난 7월 9일,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졌던 예수사랑교회 조덕래 목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판결의 이유는 간단하면서도 깊었다. “예배는 헌법상 보호되는 최고 가치의 자유이며,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자구 노력이 있었다.” 요컨대, 이 재판은 단순한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한 것이 아니라, ‘예배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한 첫 번째 사법적 선언이라 할 수 있다.
예배는 단순한 모임이 아니다
그동안 정부는 예배를 ‘일반 집합행위’로 간주했다. 회식이나 콘서트, 심지어 유흥시설과 같은 등급에 두고 제재하거나 금지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명확히 말했다. 예배는 단순한 모임이 아니다. 신앙의 실천이며 헌법이 보장하는 본질적 자유다.
조덕래 목사는 세 차례에 걸쳐 20명 안팎의 성도들과 대면예배를 진행했다. 당시 고양시는 비대면 권고조치를 시행 중이었고, 집합금지 행정명령이 있었다. 그러나 조 목사는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출입기록 작성 등 방역수칙을 준수했으며, 실제 감염 사례는 없었다. 그리고 그는 재판정에서 단호히 말했다. “예배는 멈출 수 없습니다. 하나님 앞에서의 책임입니다.”
이 대답은 단순한 신념이 아니다. 그것은 믿음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정체성이자, ‘국가의 명령보다 높은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려는 결단이다.
헌법 위의 방역은 없다
우리는 팬데믹 속에서 많은 것을 포기했고, 많은 자유를 유보했다. 그러나 한 가지, 헌법상 기본권은 단순한 행정지침으로 취소될 수 없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이 점을 강조했다.
“종교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이며, 이를 제한하려면 엄격한 요건과 비례성이 갖춰져야 한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킬 책임이 있지만, 동시에 그 국민이 신앙과 양심에 따라 살아갈 수 있도록 보장할 의무도 있다. 위험하다고 해서 모든 자유를 일괄 제한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코로나19는 분명 공포였고, 실제 위기였지만, 그로 인해 국민의 영혼마저 격리할 수는 없다.
이번 판결은 그러한 균형의 회복을 보여주는 첫걸음이었다. 법원이 ‘신앙의 자유’를 무조건적인 예외로 보지 않고, 구체적 상황을 살핀 끝에 내린 판단이라는 점에서 그 무게는 더욱 크다.
예배를 죄로 만든 사회
슬프게도 우리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예배드리는 이들을 ‘반사회적 존재’처럼 몰아세운 기억이 있다. 뉴스는 “예배 강행”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예배가 범죄인 듯 보도했고, 거리에서는 “왜 아직도 교회는 열려 있느냐”는 비난이 이어졌다.
그 결과, 많은 성도들은 신앙을 부끄러워하고, 교회는 위축되었으며, 예배는 ‘양보할 수 있는 가치’로 전락했다. 그러나 조덕래 목사의 사건은 이런 흐름에 작은 균열을 만들었다. 그는 죄인이 아니었다. 그는 예배자였고, 법은 그를 지지했다.
이 판결은 교회를 향한 묵시다
이번 무죄 판결은 교회가 다시 예배를 회복할 수 있는 신학적·법적 근거를 제공한다. “우리가 드리는 예배는 단순한 행사나 형식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가장 깊은 호흡이며, 하나님과의 실제적 만남이다.” 이 신학적 확신을, 대한민국 법원이 ‘위법성 조각’이라는 표현으로 간접 인정한 것이다.
물론, 우리는 다시 같은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 또 다른 감염병, 또 다른 재난이 올 수 있다. 그러나 그때마다 기억해야 한다. 교회는 자율성을 가지고 판단할 책임이 있으며, 방역도 생명도 중요하지만 예배는 양보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사실이다.
믿음으로 산 자, 자유로 판결받다
조덕래 목사의 무죄는 단지 한 사람의 승리가 아니다. 그것은 교회 전체에 대한 메시지다. 신앙의 본질은 고요하게 숨죽이는 데 있지 않고,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을 바라보는 예배의 자리로 나아가는 데 있다.
예배는 죄가 아니다. 오히려 그 어떤 위기 속에서도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신 하나님을 기억하는 거룩한 시간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자유를 지킬 때 비로소 참된 예배자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