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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밭에 백합화 한 송이가 피어나기를 고대하다
박래석 목사, 장미원교회

박래석 기자
작성일 2021-08-28 21:54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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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석 목사, 장미원교회


7월 21일에 출산 예정일이던 맏손자가 할아버지 보고 싶다고 25주 1일 만인 4월 8일에 세상에 나와 아직 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 있습니다. 그것도 부족해 860그램으로 태어나 50일이 되어 2kg도 채 되지 않는 아이가 생사를 넘나들어야 하는 동맥관개존증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당일 밤, 밤 12시를 넘겨야 생명을 유지할 있다는 슬픈 밤을 보내기 위해 뜬눈으로 지새워야만 했습니다. 

그날 밤,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꼬맹이 아이는 하나님의 은혜로 힘겨운 시간을 버텨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슬픈 밤을 이겨낸 아이는 지금도 인큐베이터에서 세균에 감염된 폐에 호흡관을 꽂아 힘겹게 호흡하며 코를 통해 스스로 호흡할 수 있기만을 애절하게 고대하고 있습니다. 오늘 애처로운 손자를 위해 하루하루를 먹먹해지는 가슴을 끌어안고 흐느끼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아들이 부교역자로 섬기는 교회에 코로나 전염병이 덮쳤습니다. 안타깝게도 담임목사님이 감염되어 교회에 선별진료소가 설치되고 2,000여 명의 교인들이 줄을 서서 검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 모습을 상상해 보니 목사 된 마음에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나왔습니다. 

교회는 2주간 예배당 예배는 중지되어 각자의 처소에서 눈물로 드려졌었습니다.

코로나 전염병 감염 과정도 그렇지만 회복된 이후에 교회가 겪어야 할 고통을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아들에게 교회를 위해 금식하라는 권고와 함께 교회에 큰 시험이 닥치지 않도록 뜨거운 기도로 마음이나마 동참했습니다. 

우리 장미원교회 코로나19 전염병 백신 1차 접종자를 조사해 봤더니 상당수가 되어갑니다. 백신 접종자가 늘어나면서 집단면역을 기대합니다. 이제 조심스럽게 다가올 시간을 전망하며 그간 무너져 버린 신앙의 성벽을 재건해야겠다는 목회 환경에 큰 장벽이 나타났습니다. 

몇몇 어떤 이들이 전염병 기간 잠시 입었던 옛사람의 옷을 벗지 않으려 합니다.

마음의 안일함, 영적 무감각, 예배당에서의 예배 참석 소홀함, 무기력한 기도 생활, 맥 풀린 헌신과 봉사, 영혼 구령을 위한 전도 동력 상실, 세속적 탐심에 젖은 신앙생활, 흘러가는 시간 따라 목적 없이 끌려가는 교회 생활, 공동체 해체 등등의 옛사람의 옷입니다.

옛사람의 옷을 처음 입었을 당시 한때는 가슴 아프다며 서럽게 울더니 이제 그 옷이 좋아졌는지 아예 벗지 않으려 합니다.

오늘도 새벽, 저녁, 강단에 엎드려 쓰라린 가슴을 쪼개 드려, 간절히 기도합니다. 이 옛사람의 옷을 벗게 해 보려는  안타깝고 두려운 마음으로 현실의 무거운 짐을 힘껏 내 던져 놓습니다. 옛사람의 옷, 유독 나만의 문제일까요. 

비록 개인, 자녀, 교회적으로 이어지는 쓴맛이 닥쳤지만 슬픔이 변하여 춤이 되게 하시며 베옷을 볏겨 기쁨으로 띠 띠우시는 하늘 보좌에 앉으신 어린양 예수님만 바라봅니다.

새벽과 저녁기도 가운데 기쁨의 엷은 미소를 띠고 있습니다.

지금 내 삶의 가시밭에 백합화 한 송이가 피어나기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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