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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를 외치되, 이념의 우상에 절하지 말라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09-2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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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합동장신 총회가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결의한 것은, 이 시대 교회가 감당해야 할 예언자적 사명의 일환으로 평가할 수 있다. 창조 질서와 성경적 가치관을 위협하는 사회적 흐름에 대해 분명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교회의 중요한 책무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 참여가 자칫 특정 정치 이념의 틀에 갇히게 될 때, 교회는 예언자의 목소리를 잃고 특정 정파의 확성기로 전락할 위험에 처하게 된다.

‘좋음이 우상이 될 때’라는 제목의 기사는 바로 이 지점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예수님은 보수주의자도, 민족주의자도, 사회주의자도 아니었다. 그분은 오직 하나님 나라의 일에만 충실했으며, 그것을 방해하는 모든 세속적 가치에 대해서는 급진적으로 전복적이셨다. 교회의 사회 참여 역시 이와 같아야 한다. 우리의 기준은 보수나 진보와 같은 정치적 이념이 아니라, 오직 영원불변하는 하나님의 말씀이어야 한다.

역사는 우리에게 준엄한 교훈을 남긴다. 18세기 영국, 노예무역 폐지를 위해 평생을 바친 윌리엄 윌버포스는 독실한 복음주의 신앙인이었다. 그는 특정 정당의 이익을 위해 싸우지 않았다. 그의 동기는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았다는 기독교적 신념, 그 하나였다. 그의 정치 활동은 신앙의 발현이었지, 신앙이 정치의 시녀가 된 것이 아니었다. 이처럼 성경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정치의 장을 활용하는 것과, 정치적 이념을 기독교 신앙과 동일시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이념의 과잉으로 깊은 병을 앓고 있으며, 안타깝게도 교회마저 이 이념의 소용돌이에 깊이 휘말려 있다. 강단에서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발언이 여과 없이 터져 나오고, 성도들은 신앙의 형제자매를 정치적 잣대로 재단하며 분열한다. 이는 복음의 능력을 스스로 훼손하는 비극이다. 주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셨다. “이르되 가이사의 것이니이다 이에 이르시되 그런즉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 하시니” (마태복음 22:21). 이는 세상의 권세를 인정하되, 그 위에 있는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결코 잊지 말라는 명령이다.

교회는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불의에 맞서 정의를 외쳐야 한다. 그러나 그 외침이 특정 이념의 메아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반석 위에 굳게 서서,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하나님 나라의 공의를 선포해야 한다. 그것만이 교회가 세속의 우상 앞에 무릎 꿇지 않고 그 거룩함과 예언자적 권위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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