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언론회 “정교분리 왜곡한 민법 개정안, 종교자유 침해 소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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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단체 상시 해산 가능케 하는 ‘교회폐쇄법’ 우려…즉각 철회해야”
한국교회언론회가 국회에 발의된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두고 정교분리원칙을 왜곡하고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크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이번 개정안을 사실상 종교단체를 상시적으로 통제·해산할 수 있는 법안으로 규정하며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언론회는 26일 논평에서 “지난 1월 9일 발의된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비영리법인이 정교분리원칙을 위반해 정치 세력과 결탁할 경우 이를 제재하겠다는 취지를 내세우고 있으나, 실제 조항을 보면 행정권이 종교단체의 존립 자체를 좌우할 수 있도록 한 매우 위험한 입법”이라고 지적했다.
문제가 된 개정안은 주무관청이 비영리법인에 대해 설립 허가 취소, 조사 권한 강화, 장부 및 자료 제출 명령, 사무·재산 검사, 대표자 출석 요구 등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는 의견 제출 기회조차 부여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 조항에 대해 한국교회언론회는 “절차적 정당성마저 무시한 과도한 권한 부여”라고 비판했다.
또한 설립 허가 취소 사유로 ‘헌법 제20조 제2항의 정교분리원칙 또는 공직선거법 등을 위반해 선거·정당·후보자와 관련한 정치 활동에 조직적·반복적으로 개입한 경우’를 명시한 점에 대해 “종교단체의 설교, 성명, 사회 비판 활동까지 자의적으로 정치 활동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잔여 재산을 국고에 귀속하도록 한 규정 역시 “종교단체 해산을 전제로 한 위협적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언론회는 정교분리원칙의 본래 의미를 분명히 했다. 논평은 “정교분리는 종교가 정치에 침묵하라는 원칙이 아니라, 정치 권력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헌법적 장치”라며 “정치가 종교의 영역에 개입해 신앙과 양심,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정교분리의 정면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사이비·이단 집단을 규제한다는 명분 아래 정통 기독교까지 포괄하려는 시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이 법안은 교계에서 ‘교회폐쇄법’으로 불릴 만큼 심각한 독소 조항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언론회는 종교의 자유에 대해 “종교 선택과 예배, 선교 활동뿐 아니라 사회 현실에 대한 발언과 잘못된 정치 권력을 비판할 자유도 포함된다”고 밝히면서도 “종교가 권력 유착이나 사익 추구에 나설 경우 이는 정교유착으로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끝으로 “입법부는 헌법 가치와 국민 기본권을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라며 “행정부의 기조를 추인하는 시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에 발의된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즉각 철회돼야 하며, 국회의원들은 국민과 헌법 앞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다시 자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