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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질병의 이중주: 중독을 바라보는 교회의 시선 교정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10-11 07:10

본문

한국기독교중독대책연합의 출범 소식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지점은 중독을 바라보는 시각의 근본적인 전환이다. ‘개인의 의지 부족이나 도덕적 실패’라는 단편적 시각에서 벗어나, 예방과 치유, 재활을 아우르는 통합적 회복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선언은 한국교회가 중독이라는 복잡한 현상을 더욱 성숙하고 성경적인 관점으로 이해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다.

그동안 많은 교회에서 중독은 ‘죄’라는 단일한 렌즈로만 조명되었다. 물론 중독의 시작점에는 인간의 탐심과 무절제라는 죄의 요소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일단 중독의 사슬에 얽매이게 되면, 그것은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뇌 신경학적 ‘질병’의 양상을 띠게 된다. 선택의 영역을 넘어선 강박적 집착이 영혼과 육체를 지배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중적 성격을 간과한 채 오직 ‘회개하라’는 식의 영적 처방만을 강요하는 것은, 수렁에 빠진 이에게 헤엄치는 법을 가르치지 않고 그저 ‘의지로 나오라’고 외치는 것과 같다.

20세기 최고의 기독교 변증가 C. S. 루이스는 그의 저서에서 인간의 작은 선택들이 모여 어떻게 거대한 습관의 쇠사슬을 만드는지 통찰력 있게 묘사했다. 그는 죄가 반복될수록 자유의지는 점차 마비되고, 결국 죄의 노예가 되어버리는 영적 현실을 경고했다. 이는 중독이 단순한 행위의 반복이 아니라, 전 인격이 죄의 권세 아래 속박되는 영적, 심리적, 육체적 질병임을 시사한다. 따라서 중독으로부터의 회복은 죄에 대한 영적 각성과 더불어, 병든 의지를 회복시키고 무너진 삶을 재건하는 전문적인 도움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인간의 실존적 딜레마는 사도 바울의 처절한 고백 속에서도 발견된다.

“내가 원하는 바 선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하지 아니하는 바 악을 행하는도다 만일 내가 원하지 아니하는 그것을 하면 이를 행하는 자는 내가 아니요 내 속에 거하는 죄니라” (로마서 7:19-20)

이 말씀은 선한 것을 원하면서도 악을 행할 수밖에 없는, 죄 아래 팔려버린 인간 의지의 무력함을 통렬하게 보여준다. 중독자들의 내면이 바로 이와 같다. 그러므로 교회는 이들을 향해 섣부른 정죄의 시선을 거두고, 바울과 같이 탄식하는 영혼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 이번 중독대책연합이 교단과 의료, 상담 전문가들의 연대를 꾀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성경적 인간 이해에 기반한 매우 올바른 방향이다. 죄와 질병이라는 이중의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이들에게, 교회가 영적 진단과 함께 실제적인 치유의 손길을 내미는 참된 병원이 되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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