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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태된 태아’, 존재를 향한 거룩한 선언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07-0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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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마드리드 지역 의회가 통과시킨 ‘수태된 태아(nasciturus)의 가족 구성원 인정’ 법안은 단순한 복지 정책을 넘어선 신학적 선언이다. 이는 인간의 생명이 언제 시작되며, 그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근원적 질문에 대한 응답이기 때문이다. 법안은 태아가 단순한 세포 덩어리나 모체의 일부가 아니라, 잉태된 순간부터 고유한 권리를 지닌 한 인격체임을 공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크다.

나치 정권의 광기 속에서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는 그의 저서 『윤리학』을 통해 생명의 절대적 존엄성을 변호했다. 그는 “어머니의 태 안에 있는 생명을 파괴하는 것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고 있는 한 인간을 살해하는 것”이라 단언하며, 어떠한 사회적, 의학적 명분도 태아의 생명권을 침해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시대의 불의에 맞서 진리를 외쳤던 그의 목소리는 오늘날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한 우리 사회에 여전히 유효한 경고를 던진다. 마드리드의 결정은 바로 이 본회퍼의 외침과 궤를 같이한다. 태아를 행정적 주체로 인정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존재의 가치를 가시적인 권리로 전환시킨 것이다.

성경은 이미 수천 년 전부터 태중의 생명이 하나님의 주권적인 계획과 섬세한 손길 아래 있음을 분명히 증언하고 있다. 시편 기자의 고백은 이를 가장 아름답게 노래한다.

“주께서 내 내장을 지으시며 나의 모태에서 나를 만드셨나이다 내가 주께 감사하옴은 나를 지으심이 심히 기묘하심이라 주께서 하시는 일이 기이함을 내 영혼이 잘 아나이다 내가 은밀한 데서 지음을 받고 땅의 깊은 곳에서 기이하게 지음을 받은 때에 나의 형체가 주의 앞에 숨겨지지 못하였나이다 내 형질이 이루어지기 전에 주의 눈이 보셨으며 나를 위하여 정한 날이 하루도 되기 전에 주의 책에 다 기록이 되었나이다” (시편 139:13-16)

마드리드의 법안은 이 진리를 세속법의 언어로 번역하려는 고귀한 시도다. 한국 사회와 교회 역시 생명의 시작점에 대한 성경적 기준을 더욱 굳건히 세우고, 모든 생명이 하나님의 선물임을 선포하는 일에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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