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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양극화 속, ‘세상의 소금’ 된 교회의 길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10-0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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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조기 총선 발표는 현대 민주주의 사회가 겪는 극심한 정치적 양극화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좌우의 이념 대립이 격화되면서 국가는 분열되고, 국민은 어느 한쪽을 선택하도록 강요받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스페인 복음주의 연합이 유권자 가이드 제작에 나선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그리스도인들이 정치적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성경적 가치관에 따라 분별력 있게 참여해야 할 책임을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교회는 특정 정당이나 이념의 시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교회의 유일한 충성의 대상은 오직 하나님 한 분이시며, 교회의 행동 기준은 영원불변하는 성경의 진리여야 한다. 정치적 선택의 기로에서 성도들이 물어야 할 질문은 ‘어느 쪽이 우리에게 더 유리한가’가 아니라 ‘어느 쪽이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에 더 가까운가’이다. 이를 위해 교회는 성도들이 성경적 세계관을 확립하고, 사회의 다양한 이슈들을 하나님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훈련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

18세기 영국, 윌리엄 윌버포스와 그의 동지들인 ‘클래펌 공동체’는 이러한 그리스도인의 정치 참여에 대한 위대한 본을 보였다. 그들은 특정 정당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았다. 오직 ‘노예제 폐지’라는 하나님의 공의를 실현하기 위해 수십 년간 끈질기게 기도하며 싸웠다. 때로는 휘그당과, 때로는 토리당과 협력하며 초당적인 노력을 기울인 끝에, 그들은 마침내 영국 사회의 양심을 깨우고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승리를 이뤄냈다. 그들의 무기는 정치적 술수가 아닌, 굳건한 신앙과 굽히지 않는 양심이었다.

스페인 교회를 비롯한 오늘날의 모든 교회는 윌버포스의 길을 따라야 한다. 정치적 양극화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한쪽 진영의 나팔수가 되는 순간, 교회는 세상을 향한 예언자적 목소리를 잃고 ‘맛 잃은 소금’으로 전락하고 만다. 교회의 사명은 권력을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그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어 어둠을 밝히고 부패를 막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정치를 외면하거나 혐오해서도 안 되지만, 동시에 정치에 매몰되어서도 안 된다. 오직 성경의 원칙 위에서 기도하며 분별하고, 담대하게 행동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분명히 명령하셨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마태복음 5: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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