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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보다 값비싼 '거룩'의 기준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09-28 07:10

본문

기독교 신앙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 '성결(Holiness)'은 종종 개인의 경건 훈련이나 도덕적 금욕주의로 축소되어 이해되곤 한다. 그러나 성결의 본질은 하나님을 닮아가는 것이며, 이는 개인의 내면을 넘어 공동체의 공적 결정과 삶의 방식에서 드러나야 하는 가치다. 성폭행 혐의를 받은 핵심 선수들을 퇴출하고 경기에 임한 미네소타 대학 농구팀의 사례는, 오늘날 한국 교회가 되새겨야 할 '비용을 치르는 거룩'이 무엇인지 명확히 보여준다.

대학 농구팀의 결정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팀의 전력에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고 승리를 포기할 수도 있는 위험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눈앞의 승리라는 달콤한 유혹보다 공동체가 지켜야 할 윤리적 기준과 원칙이라는 더 높은 가치를 선택했다. 이는 '결과가 과정을 정당화한다'는 세상의 논리에 정면으로 맞서는 행위이며, 성결이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희생과 결단을 통해 증명되는 것임을 보여주는 산증거다.

이러한 모습은 독일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가 그의 저서 『나를 따르라』에서 통렬하게 비판했던 '값싼 은혜(Cheap Grace)'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본회퍼는 회개 없는 용서, 훈련 없는 세례, 고백 없는 성찬을 '값싼 은혜'라 지적하며, 이는 교회의 원수와 같다고 경고했다. 마찬가지로, 희생과 결단 없이 입으로만 외치는 '값싼 거룩'은 교회의 생명력을 앗아가는 독이다. 교회가 세상의 비판에 직면했을 때, 문제를 일으킨 인물이 가진 영향력이나 재정적 기여도를 고려하여 징계를 주저하거나 문제를 덮으려 한다면, 그것은 승리를 위해 원칙을 버린 농구팀과 다를 바 없다. 이는 거룩을 값싸게 팔아넘기는 행위다.

성경은 우리에게 단호하게 명령한다.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따르는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 오직 너희의 심령이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 (에베소서 4:22-24). 새 사람을 입는다는 것은 과거의 성공 방식, 세상의 가치 기준과 단절하고, 때로는 고통스럽더라도 하나님의 의와 진리의 기준을 따라 새롭게 결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교회는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우리는 교회의 성장과 안정을 위해 거룩의 기준을 타협하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보다 세상의 성공 모델을 모방하는 데 급급하지는 않은가? 진정한 부흥은 프로그램이나 이벤트가 아닌,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닮기 위해 기꺼이 대가를 치르는 공동체의 결단 위에서 시작된다. 승리보다, 성장보다, 안정보다 더 값비싼 가치인 '거룩'의 기준을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 교회가 감당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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