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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경계, 혼합주의의 유혹 앞에 선 교회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06-1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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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성공회의 일부 사제들이 교리적 혼돈에 항의하며 사임 의사를 밝힌 사건은 단순히 한 지역 교회의 내부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중대한 경고다. 복음의 유일성과 순수성이 어떻게 세속 철학과 이방 종교의 조류에 의해 침식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대의 징표이기 때문이다. 한 사제가 기독교 사역과 동양 영성, 명상, 요가 수련회를 병행하며 스스로를 ‘상계 도르제’라는 법명으로 칭하는 현실은, 진리의 경계선이 무너진 교회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이러한 종교 혼합주의는 포용과 다양성이라는 미명 아래 복음의 핵심을 흐리는 치명적인 독이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할지 몰라도, 모든 종교가 구원으로 통하는 것은 아니다. 성경은 이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긋는다.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 교회에 보내는 편지에서 다른 복음은 없음을 천명하며, 진리의 절대성을 목숨처럼 지켜야 함을 역설했다.

“그러나 우리나 혹은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도 우리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 우리가 전에 말하였거니와 내가 지금 다시 말하노니 만일 누구든지 너희가 받은 것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 (갈라디아서 1:8-9)

고대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 정착하며 겪었던 가장 큰 유혹은 하나님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바알을 ‘함께’ 섬기려는 혼합주의였다. 그들은 여호와께도 제사를 드리고, 풍요를 약속하는 바알에게도 제물을 바치며 양쪽에 발을 걸치려 했다. 이때 엘리야 선지자는 갈멜산에서 백성을 향해 외쳤다. “너희가 어느 때까지 둘 사이에서 머뭇머뭇 하려느냐 여호와가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따르고 바알이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따를지니라” (열왕기상 18:21). 이 외침은 오늘날 다양한 사상과 종교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고 있는 현대 교회를 향한 준엄한 질문이기도 하다.

스페인 성공회 사제들의 사임은 교회가 진리의 파수꾼이라는 본질적 사명을 망각했을 때 어떤 비극이 초래되는지를 보여준다. 교회의 사명은 세상의 모든 사상을 끌어안는 용광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어두운 세상 속에서 유일한 진리의 빛을 비추는 등대가 되는 것이다. 한국 교회는 이 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복음의 순수성을 훼손하려는 모든 시도에 단호히 맞서고 진리의 경계선을 굳건히 지켜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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