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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하는 교회, 세상의 빛으로 서다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10-03 07:10

본문

시대의 지축이 흔들리고 있다. 견고하다 믿었던 가치들은 안개처럼 흩어지고, 인공적으로 조작된 허상들이 현실을 잠식하는 오늘날, 영혼의 갈증은 그 어느 때보다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혼돈의 시대에 교회는 무엇을 붙들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오늘의 소식들은 흩어진 파편처럼 보이지만, 실은 교회의 본질적 사명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개혁주의 신학 단체 '리포만다 이니셔티브'가 설립 10주년을 맞아 던진 '종교개혁은 끝났는가?'라는 질문은 오늘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하다. 종교개혁은 단순히 과거의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오직 성경'의 진리 위에 교회를 끊임없이 세워가는 현재적 행위이기 때문이다. 복음의 핵심 진리가 흐려질 때 교회는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의 능력을 상실한다. 타협할 수 없는 진리의 토대 위에 굳건히 서는 것, 이것이 교회가 시대를 감당할 첫 번째 과제다.

이러한 신학적 정체성은 필연적으로 교회의 사회적 책임으로 이어진다. 독일복음주의연합이 천명한 '사회 참여는 하되 정치적으로는 독립'이라는 원칙은 교회가 세상 속에서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교회는 특정 정파의 이념을 대변하는 정치 집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며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사회의 가장 낮은 곳을 섬겨야 한다. 18세기 영국의 노예제 폐지를 이끌었던 윌리엄 윌버포스와 '클래펌 공동체'가 바로 그 증거다. 그들은 깊은 복음주의 신앙에 뿌리내렸기에, 당대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끈질긴 의회 활동과 사회 운동으로 거대한 악의 사슬을 끊어낼 수 있었다.

결국, 굳건한 신학적 토대와 건강한 사회적 책임은 성도 개개인의 삶의 간증을 통해 열매 맺는다. 인공지능이 빚어낸 가상의 시대에, 사람들은 꾸며낸 웅변이 아닌 진실한 삶의 이야기를 갈망한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한 사람의 진정성 있는 삶, 고난 속에서도 소망을 잃지 않는 모습, 원수마저 사랑으로 품는 그 실천이야말로 세상을 향한 가장 강력한 복음의 메시지가 된다. 교회는 바로 이러한 '살아있는 편지'들을 세상에 파송하는 공동체다.

그러므로 한국 교회는 다시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종교개혁의 정신을 이어받아 끊임없이 복음의 진리로 자신을 개혁하고, 세상의 권력에 종속되지 않는 거룩한 독립성을 지키며,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삶으로 그리스도를 증언하도록 양육해야 한다. 그때에 비로소 교회는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 길을 잃은 영혼들을 위한 영원한 반석이요, 구원의 방주가 될 것이다. 성경은 우리에게 명한다. “그런즉 서서 진리로 너희 허리 띠를 띠고 의의 호심경을 붙이고” (에베소서 6:14). 진리의 허리띠를 다시 조여 맬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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