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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위에 선 교회, 세상의 빛으로 부름받다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10-0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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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 시대는 혼돈의 파고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격랑의 바다와 같다. 한편에서는 이주민을 위한 따뜻한 환대의 축제가 열려 십자가의 사랑을 증거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법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비정한 퇴거와 모든 신념을 동일선상에 놓으려는 세속적 평등주의의 도전이 거세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한국 교회는 과연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오늘의 소식들은 교회의 두 가지 사명을 선명하게 조명한다. 글로벌엘림재단과 광주시기독교연합회가 주최한 이주민 행사는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지상명령에 순종하며, 동시에 나그네를 선대하라는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는 ‘디아코니아’의 현장이다. 이는 교회가 세상의 소금으로서 부패를 막고 사랑을 실천하는 거룩한 방부제임을 보여주는 귀한 사례다. 그러나 동시에 스페인의 마리 카르멘 퇴거 사건과 북아일랜드의 신념 동등성 법안은 교회가 세상의 빛으로서 어둠을 밝히고 진리를 선포하는 ‘케리그마’의 사명 또한 절실함을 역설한다. 합법의 탈을 쓴 불의와, 진리의 고유성을 해체하려는 포스트모던적 안개 속에서 교회는 명확한 기준과 방향을 제시해야 할 책임을 지닌다.

이 두 사명은 결코 분리될 수 없다. 사랑 없는 진리는 공허한 율법주의로 흐르고, 진리 없는 사랑은 방향 잃은 감상주의에 머물기 때문이다. 18세기 영국의 정치가 윌리엄 윌버포스는 이 두 사명이 한 인격 안에서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적 등대와 같다. 그는 평생을 노예제 폐지라는 숭고한 대의에 헌신했다. 그의 투쟁은 단순히 법 조항을 바꾸는 정치적 행위를 넘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려는 신앙고백적 실천이었다. 그는 냉철한 이성으로 법과 제도를 개혁하면서도, 뜨거운 가슴으로 고통받는 노예들의 신음 소리에 귀 기울였다. 그의 삶은 진리를 향한 불굴의 의지와 이웃을 향한 희생적 사랑이 만날 때, 한 시대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어 놓을 수 있는지를 웅변한다.

한국 교회는 이제 윌버포스의 신앙을 본받아, 사랑의 실천과 진리의 수호를 겸비한 ‘산 위의 동네’로 굳건히 서야 한다. 세상의 다양한 필요에 응답하며 그리스도의 손과 발이 되되, 동시에 시대의 잘못된 풍조와 이데올로기 앞에서는 하나님의 공의와 절대 진리를 담대히 선포해야 한다. 교회가 그 빛을 잃지 않을 때, 세상은 그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될 것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 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마태복음 5: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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