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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시대의 파수꾼으로 다시 서다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09-30 07:10

본문

시대의 격랑이 거세다. 대한민국광역기독교총연합회가 ‘자유수호’를 외치며 광장에 섰고, 저 멀리 유럽에서는 세속주의의 심장부 프랑스에서 가톨릭 부흥의 미약한 불씨가 타오르며, 스페인에서는 복음주의 교회가 겪어온 차별의 역사가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이 모든 현상은 하나의 지점을 가리킨다. 바로 세상의 도전에 직면한 교회가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는 시대적 요청이다.

교회는 본질적으로 세상 속에 존재하는 하나님의 대사관이다.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부름받은 공동체(마 5:13-16)가 역사의 변곡점마다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선택이 아닌 사명이다. 오늘날 한국 교회가 외치는 ‘자유’는 단순히 정치적 구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것은 하나님을 예배할 자유, 진리를 선포할 자유, 그리고 죄로부터의 참된 자유를 포괄하는 거룩한 가치여야 한다. 세속화의 물결이 교회의 문턱까지 위협하는 이 때, 신앙의 본질을 지키기 위한 외침은 당연한 것이다.

18세기 영국, 윌리엄 윌버포스는 당대의 거대한 악, 노예무역에 맞서 싸웠다. 그의 투쟁은 정치적 야망이 아닌,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다는 기독교 신앙에 뿌리내리고 있었다. 그는 수십 년간의 끈질긴 노력 끝에 마침내 노예무역 폐지법을 통과시켰다. 윌버포스의 삶은 교회가 세상의 불의에 맞서 어떻게 빛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장엄한 증거다. 그는 기도실에만 머무르지 않고, 신앙을 의회와 거리로 가져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통로가 되었다.

오늘날 한국 교회에 필요한 것이 바로 이 ‘윌버포스의 영성’이다. 광장의 외침이 분열과 증오의 언어가 아닌, 사랑과 정의에 기초한 예언자적 목소리가 되어야 한다. 프랑스 교회가 세속주의의 파고 속에서도 조용한 부흥을 꿈꾸고, 스페인 교회가 묵묵히 걸어온 차별의 길 위에서 정의를 요구하듯, 우리 역시 우리 시대의 과제를 직시해야 한다. 교회가 다시금 시대의 파수꾼으로 우뚝 서서, 잠든 영혼을 깨우고 무너진 가치를 바로 세우는 거룩한 사명을 감당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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