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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찬 교수, '십일조의 복음' 출간…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십일조 재조명

김형석 기자 기자
작성일 2026-09-05 09:00

본문

도서 표지

한국 교회 내에서 오랜 논쟁거리인 십일조 문제에 대해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는 저서가 출간되었다. 김지찬 교수의 『십일조의 복음』(생명의말씀사, 2024년 8월 23일 출간 예정)은 십일조를 단순한 교회 재정 확보 수단이나 신앙의 척도로 보는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나, 성경 전체의 맥락 속에서 그 의미를 탐구한다.

저자인 김지찬 교수는 한국의 저명한 신학자로, 특히 구약과 신약의 관계, 율법과 복음의 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한국 교회의 신학적 난제들을 성경적으로 풀어내려는 노력을 지속해왔다. 이번 저서 『십일조의 복음』은 이러한 저자의 신학적 탐구가 집약된 결과물로, 한국 교회가 십일조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오해와 왜곡을 바로잡고 성경적 본질을 회복하고자 하는 출간 동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총 14개의 본문을 설교 형식으로 구성하여 학문적 연구와 목회 현장 적용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한다. 저자는 십일조가 단순히 모세 율법의 산물이 아니라, 창세기에서 아브라함이 멜기세덱에게 드린 사건(창 14:20)과 야곱의 서원(창 28:22)을 통해 율법 제정 이전에도 자발적 신앙 고백의 표현이었음을 강조한다. 이는 십일조가 본질적으로 '율법적 의무'보다는 '하나님 은혜에 대한 응답'임을 시사한다고 책은 설명한다.

또한, 모세 율법 안에서 십일조가 제도화되어 레위인의 기업을 보장하고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장치로 기능했음을 지적하며(레 27:30-32, 신 14:28-29), 십일조가 공동체적, 사회적 차원을 지닌 신앙 행위였음을 드러낸다. 말라기 선지자의 '온전한 십일조' 명령(말 3:10) 역시 단순한 재정 문제를 넘어 하나님의 언약적 신실성을 시험하는 신앙의 문제로 해석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구약적 권면을 오늘날의 율법적 강요로 연결하지 않는다. 신약의 빛 아래서 십일조를 재해석하며, 예수께서 바리새인들의 형식적인 신앙을 책망하시며 '정의와 긍휼과 믿음'을 더 중시하신 말씀(마 23:23)을 통해 십일조의 본질이 외적 행위가 아닌 내적 태도임을 보여준다. 또한 과부의 두 렙돈(막 12:41-44), 삭개오의 회심(눅 19:1-10), 바울의 연보 교훈(고후 8-9장) 등을 통해 십일조가 특정 비율이나 금액에 국한되지 않고 은혜에 대한 존재적 응답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증언한다.

히브리서가 아브라함의 십일조를 멜기세덱의 제사와 연결하여 그리스도의 대제사장직에 귀속시키는 대목(히 7:1-10)은 십일조를 그리스도의 복음과 종말론적 예배 속에 위치시키는 신학적 통찰을 제공한다고 책은 분석한다.

이러한 해석학적 전환은 오늘날 한국 교회가 직면한 현실을 비춘다. 많은 교회에서 십일조가 재정 운영의 중심이 되거나 교인의 신앙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면서, 십일조가 은혜와 감사의 표현이 아닌 율법적 의무와 물질적 축복의 거래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십일조가 어디까지나 자발성과 기쁨 속에서 드려져야 함을 강조하며, 나아가 신명기적 전통에 입각하여 십일조가 교회 재정 유지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위한 나눔과 정의 실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한국 교회가 십일조를 단순한 제도적 헌금이 아닌 공동체적 사랑의 실천으로 회복하도록 촉구하는 신학적 요청으로 풀이된다.

책은 십일조 제도의 구약적 기원을 설명하면서 고대 근동의 종교 경제나 세금 제도와의 비교 논의가 부족하다는 점, 그리고 신약에서 십일조 제도가 직접적으로 계승되지 않았음을 인정하면서도 교회가 십일조를 수용해야 하는 구체적인 교회론적 지침이 충분히 제시되지 못했다는 한계도 지적된다. 결과적으로 오늘날 교회가 십일조를 유지할 것인지, 다른 헌금 원리로 전환해야 할지에 대한 목회적 결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십일조의 복음』은 십일조를 단순한 재정 확보 수단이나 율법적 부담으로 보는 시각을 넘어,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복음적 행위로 재정립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학문적, 목회적 기여를 한다. 특히 '율법의 십일조에서 복음의 헌신으로'라는 전환은 신앙과 물질, 개인의 경건과 공동체적 정의, 현세적 실천과 종말론적 예배를 연결하는 신학적 시야를 제공한다. 설교 형식으로 집필되었으나 신학적 밀도와 해석학적 통찰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목회자에게는 설교와 재정 목회의 균형을, 신학자에게는 율법과 복음의 관계 탐구를, 평신도에게는 신앙과 물질의 관계 성찰을 위한 귀중한 지침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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