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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 등록 안 했다고 브랜드 뺏기나?… 선사용권 등 법적 보호 장치 존재

김형석 기자
작성일 2026-06-1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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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사진
4년간 공들여 키운 브랜드가 타인의 상표 등록으로 인해 사용 중단 위기에 처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상표 등록주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선사용권' 등 소비자와 사업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최근 수제 도시락 사업을 운영하는 '온기담' 대표는 2024년 초, 타인이 자신의 브랜드명 '온기담'을 2023년 10월 특허청에 상표 등록했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받았다. 이에 '온기담' 대표는 4년간 애지중지 키워온 브랜드가 억울하게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며 난감함을 표했다.

우리나라 상표법은 기본적으로 먼저 등록한 사람이 상표권을 취득하는 '등록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이는 분쟁을 줄이기 위한 원칙이지만, 법은 '선사용에 따른 상표 사용권', 즉 '선사용권'이라는 예외를 두고 있다. 상표법 제99조에 따르면, 타인의 상표 등록 출원 전부터 부정경쟁 목적 없이 해당 상표를 계속 사용해 왔고, 상표권자의 등록 출원 시점에 국내에서 널리 인식된 경우 해당 상표를 계속 사용할 권리가 인정된다. 이는 '먼저 사용했고 소비자들이 인지하고 있다면, 등록하지 않았더라도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선사용권은 법원이 요구하는 기준이 까다롭다. 핵심 요건은 ▲상표 등록 출원일 이전부터 사용했을 것 ▲해당 상표가 국내에 널리 인식되어 있을 것(주지성)이다. 대법원은 2015년 판결에서 국내 전역이 아닌 일정한 지역 범위 내에서 수요자들에게 알려져 있으면 충분하다고 판단하여 소규모 브랜드에 숨통을 트여주었다.

선사용권 외에도 상대방의 상표 등록 자체를 무효화하는 '무효심판'도 또 다른 법적 무기다. 상표법 제34조는 수요자들에게 널리 인식된 타인의 상품 표지와 동일·유사한 상표로서 그 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는 상표의 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한다. 만약 상대방의 등록이 위법하다면 특허심판원에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인용될 경우 상표 등록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간주된다.

이와 더불어 '부정경쟁방지법'도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를 인식하고 있었다면 상표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보호받을 수 있는 방패 역할을 한다. 부정경쟁방지법은 국내에 널리 알려진 타인의 상품 표지와 혼동을 일으키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사용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를 가능하게 한다.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법은 함께 적용될 수 있으며, 헌법재판소도 두 법률의 병행 적용을 인정하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억울한 내용증명을 받았을 경우, ▲증거 자료 수집 ▲상대 등록 상표 확인 ▲무효심판 청구 가능성 검토 ▲법률 전문가 상담 등의 단계를 거쳐 신중하게 대응할 것을 조언한다.

한편, 전문가들은 브랜드 보호를 위해 ▲브랜드 사용 시작과 동시에 상표 출원 ▲사용 증거 자료 확보 및 보관 ▲유사 상표 주기적 모니터링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내 브랜드를 잃고 찾아오는 비용보다 상표 등록 비용이 훨씬 저렴하고 효과적'이라며, '땀 흘려 쌓아온 시간과 신뢰를 법이 외면하지 않도록 법을 내 편으로 만드는 방법을 먼저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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