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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도서관, 책을 넘어 삶을 엮는 문화예술의 산실로 거듭나

김형석 기자
작성일 2026-05-2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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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책장을 넘기던 공간으로만 여겨졌던 공공도서관이 이제는 삶의 이야기를 엮고 문화예술을 꽃피우는 살아있는 현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경북 경산의 못골한옥어린이도서관은 고즈넉한 한옥의 정취 속에서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창작하는 문화예술 활동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며 이러한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 도서관은 단순한 책 대여 공간을 넘어, 여러 채의 한옥으로 구성된 독특한 공간에서 온돌 바닥에 앉아 책을 읽고, 마당의 장독대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담근 된장이 숙성되는 등 일상과 문화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곳이다. 또한, 가족들이 직접 가꾼 텃밭과 시원한 정자는 방문객들에게 오래 머물고 싶은 편안함을 선사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러한 공공도서관의 문화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2026년부터 전국 공공도서관을 중심으로 문화예술·독서 동아리 지원을 기존 50개에서 300개로 대폭 확대한다. 동아리 활동에 필요한 강사비와 재료비는 물론, 전문가 특강과 워크숍 등 역량 강화 프로그램도 지원하며, '지역문화커넥터'를 통해 운영을 돕고 '문화와 함께하는 날'과 연계한 특별 프로그램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공공도서관을 지역 문화예술 활동의 거점으로 전환하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못골한옥어린이도서관의 '초록별 이야기 극장' 동아리 회원들은 이러한 정책 지원에 힘입어 전래동화 '토끼와 용왕'을 각색한 창작극 연습에 한창이다. 이들은 단순히 이야기를 재현하는 것을 넘어, 용왕의 병을 바다 오염 문제와 연결시키는 등 현대적인 메시지를 담아내는 창의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회원들은 토론을 통해 대본을 완성하고 역할을 나누며, 반복적인 연습 과정을 통해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동아리 회원인 양성례 씨(1959년생)는 "처음에는 책 읽는 곳으로 알았는데, 이제는 이야기를 만들고 표현하는 공간으로 느껴진다"며, "대본을 만들고 역할을 나누는 과정이 너무 즐겁고, 전업주부로 살면서 몰랐던 끼를 발견하고 시니어 배우라는 꿈까지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갱년기 이후 무기력함을 동아리 활동을 통해 극복하고 활력을 되찾았으며, 가족들도 달라진 표정을 알아봐 준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개인의 문화 활동은 지역사회로 확장되며 공공도서관 문화예술 정책의 긍정적인 효과를 증명하고 있다.

못골한옥어린이도서관의 양소은 사서는 "어린이집 견학 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가 많아, 기존 동화 구연 중심에서 벗어나 참여자들의 역량을 활용한 역할극 형태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켰다"며, 회원들이 직접 대본을 만들고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큰 성취감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도서관은 이제 어린이부터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소통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 그 역할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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