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의 효심 담은 복숭아꽃, 현대적 체험으로 되살아나
김형석 기자
작성일 2026-05-2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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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바람은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창경궁관리소에서 마련한 어버이날 기념 '정조의 꽃' 행사 참여로 이어졌다. 조선 제22대 왕 정조의 지극한 효심을 상징하는 '복숭아꽃'을 소재로 한 이 행사는 필자와 딸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간이 될 것 같았다. 이 프로그램은 정조의 효 사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참여형 문화 행사로, 국민들이 효의 정신적 가치를 직접 체험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5월 8일, 창경궁 대온실 교육관은 참여자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윤성연 강사는 보물 제1907호 '봉수당진찬도(奉壽堂進饌圖)'를 소개하며, 정조가 1795년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위해 복숭아꽃 장식을 올렸던 효심을 설명했다. 당시 복숭아는 장수를 상징했으며, 정조에게 복숭아꽃은 어머니의 건강을 기원하는 간절한 마음이었다. 참가자들은 이 설명을 바탕으로 직접 복숭아꽃 무드등 만들기에 나섰다.
참가자들은 연분홍 한지 꽃잎을 다듬고 꽃 수술을 고정하며 집중했다. 필자의 딸은 능숙한 솜씨로 꽃을 피워냈고, 초록색 한지로 꽃받침과 줄기를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LED 조명을 넣자, 종이 꽃잎 사이로 은은하고 따뜻한 온기가 배어 나왔다. 200여 년 전 정조가 어머니를 위해 준비했던 종이꽃이 현대의 무드등으로 재탄생한 순간이었다. 형태와 재료는 바뀌었지만,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효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완성된 무드등을 든 딸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고, 다른 참가자들도 감탄하며 자신들의 작품을 사진에 담았다. 윤성연 강사는 모녀 단위 참가자가 많았다며, 이 과정 자체가 가족 간의 깊은 소통과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창경궁관리소 장우현 주무관은 신선의 복숭아와 복숭아꽃을 현대적인 무드등으로 재현하자는 아이디어로 시작했으며, 정조가 태어나고 어머니와 많은 시간을 보낸 창경궁에서의 체험이 더욱 특별한 울림을 줄 것이라고 기획 배경을 밝혔다.
체험 후, 필자와 딸은 완성된 무드등을 들고 신록이 우거진 창경궁 곳곳을 거닐었다. 딸은 무드등을 보며 할머니, 할아버지께도 직접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고, 필자는 딸의 말에 뭉클함을 느끼며 사진으로라도 마음을 전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창경궁 대온실 앞 정원, 춘당지, 명정전 앞마당 등에서 무드등을 나란히 놓고 사진을 찍으며 수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창경궁의 '정조의 꽃' 행사는 가족에게 효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준 귀한 선물이었다. 사진 명당을 찾아다니며 딸과 나눈 이야기는 그 어떤 선물보다 값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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