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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그릇에 담긴 삶의 흔적, '다시 쓰임의 가치'를 묻다

김형석 기자
작성일 2026-05-2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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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전국 박물관과 미술관이 시민들에게 특별한 문화 경험을 선사하는 '박물관·미술관 주간'이 운영된다. 올해는 310여 개 기관이 참여하여 다채로운 전시와 체험, 지역 연계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올해 박물관·미술관 주간의 주제는 '분열된 세상을 하나로 잇는 박물관'이다. 이는 유물을 보존하는 공간을 넘어, 사회와 사람을 연결하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문화 플랫폼으로서 박물관의 역할을 강조한다.

한양대학교박물관에서는 특별전 '묻힌 그릇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쓰임, 폐기, 그리고 다시 불려진 것들'이 열리고 있다. 버려지고 묻힌 그릇들의 이야기가 왜 끝나지 않았는지, 그 의미를 되새겨보고자 전시를 찾았다.

박물관에 들어서자 차분하고 고요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화려한 연출보다는 유물 하나하나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전시장에는 조명을 받은 그릇들이 단순한 생활 도구를 넘어 시간을 품은 기록처럼 다가왔다.

전시는 '쓰임', '폐기', '다시 발견됨'의 흐름으로 진행된다. 처음에는 평범한 일상용 그릇들이 등장한다. 누군가의 밥상이었고 삶의 일부였던 사물들이지만, 시간이 흘러 깨지거나 버려져 땅속에 묻히게 된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발굴과 연구를 통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전시를 통해 '버려짐'의 의미를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보통 우리는 깨진 그릇이나 낡은 물건을 쓸모없는 것으로 여기지만, 이 전시에서는 버려진 이후의 시간이 오히려 새로운 시작처럼 느껴진다. 작은 사발 하나에도 당시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문화, 감정이 담겨 있어, 단순한 유물을 넘어 사람의 흔적처럼 다가온다.

한 관람객은 "깨진 그릇인데도 계속 바라보게 된다. 단순한 유물이 아니라 사람의 흔적처럼 느껴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관람객은 "환경 문제와도 연결되는 전시 같다. 물건을 오래 사용하는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는 박물관·미술관 주간의 필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과거의 유물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현재 사회의 메시지와 연결하며 깊은 울림을 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뮤지엄x만나다', '뮤지엄x즐기다', '뮤지엄x거닐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이 쉽고 흥미롭게 문화를 경험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지역 연계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박물관이 일상 속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돕고 있다.

'묻힌 그릇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문장처럼, 버려졌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다시 발견되고 새로운 의미를 얻는 과정은 우리의 삶과도 닮아 있다. 이 전시는 사물의 생애를 통해 인간의 삶과 기억, 그리고 순환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박물관은 과거를 보관하는 장소이자 현재를 돌아보게 하는 공간이다. 이번 '박물관·미술관 주간'을 계기로 가까운 박물관을 방문하여 그 안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와 감정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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