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 만에 문 연 '비밀의 숲', 서울대 안양수목원에서 만난 봄의 위로 > 사회일반 > 한국교회공보

팝업레이어 알림

팝업레이어 알림이 없습니다.

사회일반

HOME  >  사회일반  >  사회일반

58년 만에 문 연 '비밀의 숲', 서울대 안양수목원에서 만난 봄의 위로

김형석 기자
작성일 2026-05-28 18:01

본문

보도사진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움츠렸던 생명이 기지개를 켜듯 나무들이 다시 잎을 틔우고 숲이 푸르게 물들기 시작한다. 이러한 초록빛 풍경은 지친 마음에 위로와 평안을 선사한다. 올봄, 북적이는 인파 대신 고요한 숲의 품에서 깊은 시간을 느끼고 싶다면 서울대학교 안양수목원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나라 최초의 학교 수목원으로 1967년 조성된 서울대학교 안양수목원은 오랫동안 연구 및 학술 목적으로 운영되며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었던 곳이다. 그러나 지난해, 58년 만에 전면 개방되어 시민들이 예약을 통해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안양수목원은 산림청이 선정한 '2026년에 꼭 가봐야 할 수목원 10선'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수목원 누리집 또는 현장 QR코드를 통해 예약 후 입장하면, 평일과 주말 모두 입장 인원을 제한하여 과도한 혼잡 없이 자연을 보호하면서도 쾌적한 탐방을 즐길 수 있다. 수목원 안으로 들어서면 화려한 인공 시설 대신 관악산의 자연 그대로를 살린 자연형 탐방로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키 큰 리기다소나무 군락 사이로 난 길을 천천히 걷다 보면,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와 곳곳의 벤치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복잡했던 마음을 가라앉히는 듯하다. 이곳은 진정한 의미의 '숲멍'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탐방로를 따라 걷다 보면 크고 작은 개천과 물길이 이어지며 청량한 물소리가 마음을 정화시킨다. 단순히 아름다운 꽃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몸과 마음이 함께 쉼을 얻어가는 장소임을 느끼게 된다. 넓은 잔디원에서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고, 백 년이 넘는 거대한 나무들이 만들어주는 그늘은 도심 공원과는 비교할 수 없는 깊은 안정감을 선사한다.

특히 '생명의 나무'라 불리는 나무는 1977년 대홍수 당시 떠내려온 줄기 하나가 이곳에 뿌리내려 거대한 나무로 성장한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이는 오랜 시간을 견디며 살아남은 생명의 강인함을 보여주는 상징처럼 느껴진다.

서울대학교 안양수목원은 단순한 산책 공간을 넘어 연구와 교육의 기능도 수행한다. 곳곳에 설치된 식물 안내판에는 학술적인 설명과 함께 식물의 생태적 특징, 성장 과정 등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숲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진다. 또한, 안양예술공원과 함께 둘러보면 더욱 풍성한 봄 나들이 코스를 완성할 수 있으며, 대중교통 접근성도 뛰어나 차량 없이 방문하기에도 편리하다.

바쁜 일상 속 잠시 숨을 고르고 싶다면, 올봄 서울대학교 안양수목원에서 천천히 걷고 바람 소리를 들으며 숲의 시간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이곳은 진정한 쉼표가 되어줄 것이다.
기사 공유하기
추천 0